공부/위스키 알아가기

증류, 위스키의 순수한 영혼을 끌어내다

plutus35 2025. 3. 31. 16:51
  • 건전한 취미를 위해 알고 마시자는 의미로 공부하고 기록하는 중입니다.

 발효가 끝난 워시는 이미 알코올을 품고 있지만,
아직 우리가 아는 위스키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증류(distillation)의 시간이 필요해요.
이 과정을 통해 위스키는 좀 더 순수하고 강렬한 영혼을 지닌 술로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증류는 왜 필요할까?

 증류는 말 그대로 끓이고, 증기를 모으는 작업이에요.
알코올은 물보다 낮은 온도에서 증발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워시를 가열하면 먼저 증발하는 알코올 성분만 모아낼 수 있죠.

이렇게 하면
원하지 않는 불순물은 남기고,
우리가 원하는 알코올과 향미 성분만 모을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포트 스틸 증류

 많은 위스키 증류소에서는 포트 스틸(pot still) 이라는
전통적인 구리 증류기를 사용합니다.

보통은 두 번 증류하는데,
첫 번째 증류에서 나오는 액체는 '로와인(low wines)'이라고 하고,
두 번째 증류를 통해 알코올 농도를 더욱 높여 '하트 컷(heart cut)'만을 선택해 남깁니다.

이 섬세한 구분이 위스키의 품질을 좌우합니다.


뉴 메이크 스피릿, 위스키의 원형

 이렇게 증류를 마친 투명한 액체는
뉴 메이크 스피릿(New Make Spirit) 이라고 불립니다.

색은 없고 향은 강하며, 도수는 약 65~70도에 달해요.
아직은 숙성 전이라 거칠고 생생한 느낌이지만,
그 안에는 미래의 위스키가 될 모든 가능성이 담겨 있어요.


구리의 역할도 중요하다

  재미있는 건, 증류기 자체도 맛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구리 재질은 불필요한 황 성분을 흡수하고,
위스키의 향을 더욱 깨끗하고 복합적으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요.

그래서 많은 증류소들이
자신들만의 독특한 모양과 크기의 증류기를 오랜 세월 동안 고집스럽게 유지하죠.


위스키의 '정수'가 담긴 순간

 증류는 위스키가 진짜 술로서의 정체성을 갖게 되는 단계입니다.
혼탁한 워시에서 불순물을 걷어내고,
가장 맑고 향기로운 영혼만을 남기는 과정이죠.

이제 이 순수한 액체는 오크통에 담겨
오랜 시간 동안 숙성의 길로 들어섭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뉴 메이크 스피릿이 어떻게 위스키의 향과 색, 깊이를 갖추게 되는지,
숙성이라는 아름다운 기다림의 과정을 함께 살펴볼게요.